정든 그라운드 떠나는 정다훤 이사 “한국 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 > 보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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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그라운드 떠나는 정다훤 이사 “한국 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2-02-22
  • 조회2,241회
  • 이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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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훤은 2009K리그 드래프트에서 FC 서울에 번외 지명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경남과 제주를 거친 정다훤은 의경 신분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있던 2019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시금 아산 무궁화축구단에 입단했다.

 

어린 선수들을 위해 그는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선수들에게 건네는 조언엔 늘 진심이 묻어 있었다.

 

2020시즌 아산 무궁화축구단이 충남 아산 FC로 재창단되자 창단 멤버로 한 시즌을 더 소화한 그는 2021시즌 필리핀 유나이티드 시티 FC1년 계약으로 입단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11년동안 국내 프로 경기 통산 233 경기를 뛰며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정다훤은 2022시즌을 앞두고 오랜 기간 신었던 정든 축구화를 벗으며 다짐했다. 이제 선수 생활을 은퇴하기로 말이다. 정다훤 이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맞다. 세상에서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더라. 모든 축구선수는 언젠가 은퇴를 해야 한다. (마침 진동벨이 울리자) 커피를 받아 가라는 진동벨이 울리는 것처럼 선수들은 은퇴 순간이 올 때 응답해야 한다(웃음).

 

천안농업고교를 졸업할 때부터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들었다.

 

졸업할 때가 아니라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언제 축구를 관둘지 몰랐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즐겁게 그라운드를 달린 것 같다.

 

은퇴를 결심했는데 제2의 축구 인생은 어떻게 살아갈 참인가.

 

오랫동안 생각한 것이 있다. 늘 우리나라는 제도적인 부분을 논의하는데 선수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는게 아쉽다. 은퇴를 하지만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축구계를 구성하는 큰 틀에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선수협에서 많은 활동을 보여줬다.

 

여러 활동이 있었다. 그 가운데 특히 20221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불공정약관심사청구에서 승소를 받아내며 선수들의 권익 보호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이에 올 시즌 매우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싶은가.

 

선수협은 선수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싸우기만 하는 단체가 아닌 대화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게 선수협이 나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

 

계기가 있었나

 

계기라면 몇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경찰청에서의 일이다. 2016K리그 챌린지 우승팀이었는데 우승상금을 선수단에 전원 지급한다고 했는데 우승 후 선수단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더라.

 

어떻게 달라졌나

 

. 선수들과 이야기가 없이 먼저 수령한 구단 측이 50%만 선수단에 지급하겠다고 통보해오더라. 안산시에 시민구단이 창단하고 무궁화체육단이 아산으로 이전이 결정된 시기부터 아마추어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았다. 훈련장도 형편없었고 식사도 엉망이었다. 부당함을 느끼고 공론화시켰다. 그리고 깨닫게 됐다.

 

무엇을.

 

누군가가 나서주겠거니 하면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선수 권리는 선수 스스로가 찾는 거다. 부당함과 억울함을 경험하고 나니 선수들의 부당함에 맞서 권리를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선수협이라는 단체가 참으로 좋았다.

 

선수협에 가입 후 정말 열심히 활동했다.

 

맞다. 제주, 광주, 아산 등 내가 있던 팀에서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우리들의 외침은 조용하게 말하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크게 외쳐야 한다. 선수협이 필요한 이유를 후배들에게 설명했고, 국제축구선수협회의 활동내역과 한국 선수협이 걸어가고 있는 길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기억나는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선수협 이사를 맡고 빠짐없이 회의도 참석하고 어린 선수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건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약관심사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 수정 때도 함께 했다.

 

맞다. 서울에서 문체부측과 표준계약서에 대한 미팅을 할 때도 김훈기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했다. 그때도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달았다. 선수들이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가 말을 해야 세상이 지켜본다는 것을 느꼈고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했다.

 

중요한 마음이라면

 

지금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불공정약관심사 청구를 통해 많은걸 깨달았다. 한 가정의 아빠로서 축구선수로서 당당한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수 권리를 지키고자 노력할 때 전혀 힘든 점이 없었다. 그 결과 불공정약관심사를 승소하며 좋은 결과물을 얻어냈다. 우리는 지금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은퇴를 결심했다. 은퇴를 결심하고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축구를 잘하는 슈퍼스타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점도 있었다. 백업 멤버로도 뛰어보기도 하고 경기 내내 벤치에만 앉아 있어 보기도 했고, 주전으로 나서서 뛰어보기도 했다. 참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이 경험은 선수들을 돕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부족한 절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어떠한 형태로든 후배들을 위해 최소한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절 응원해주신 팬들 덕에 저도 정말 행복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정다훤은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선수 생활 마지막 마무리는 이 말을 하고 싶었다. 힘들 때도 항상 변함없이 옆에서 응원해준 가족들과 특히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여보 정말 고생 많았어. 그리고 이제 세 살이 되는 아들이 축구선수로 활약한 제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아들에게 있어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 가족은 저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최고의 비타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