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PRO, 아시아계 선수 인종차별 실태 공개…선수협 “문제 제기 가능한 구조 중요”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5-06-24
- 조회28회
- 이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본문
국제축구선수협회(이하 FIFPRO)는 6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FIFPRO 아시아/오세아니아 총회에서 아시아계 축구선수들이 직면한 인종차별과 권력 남용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실제 사례와 설문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정신 건강, 커리어 보호, 포용적 환경 조성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총회에 참석한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관련 논의를 지켜보며, 선수 보호를 위한 구조적 접근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FIFPRO는 발표를 통해 “프로축구 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선수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며 “차별, 괴롭힘, 침묵 강요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문제는 이번 총회의 핵심 이슈 중 하나였다.
FIFPRO는 “온라인 악성 댓글, 배제, 고정관념, 언어폭력 등은 아직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선수 개개인의 정신 건강과 커리어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김훈기 사무총장은 “매년 FIFPRO 총회를 통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많은 아시아계 선수들이 온라인 악플, 고정관념, 배제, 언어폭력 등을 겪고 있는 것을 전달 받는다”며 “이번 캠페인이 그들의 목소리를 알리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FIFPRO가 지속적으로 전개해 온 차별 반대 및 선수 권리 보호 운동의 연장선이다. 반아시아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 제고, 선수 경험 공유, 포용적인 문화 조성, 행동을 유도하는 캠페인 등 다양한 방향에서 실행된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 미디어 가이드, 팬과 커뮤니티 대상 자료 배포 등이 포함돼 있다.
FIFPRO는 실질적인 변화는 선수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제 발생 시 선수 설문조사로 의견을 수렴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맹 및 리그와 협의하는 절차를 소개했다.
호주 A-리그에서 발생한 감독의 괴롭힘 사례도 소개됐다. 당시 29명 중 27명의 선수가 공식 리포트에 서명했으며, 결과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선수들과의 지속적 소통이 신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됐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FIFPRO의 차별 대응 구조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제도적 논의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며 “문제를 겪은 선수가 혼자가 아니며, 보호받고 있다는 신뢰를 갖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FIFPRO가 실시한 차별 및 괴롭힘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응답자의 27%가 문제를 겪었다고 답했고, 2023년에는 16%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성적 문제, 금전 문제, 언어적·심리적 폭력 등을 주요 이슈로 꼽았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많은 선수가 여전히 문제를 외부에 말하지 못하고 침묵한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처럼 실태를 공개하고 인식을 넓히는 움직임이 선수들의 말문을 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보고되지 않은 차별 경험은 고립감, 자존감 저하, 팀과의 거리감, 자기 검열 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공유됐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나 동화 압박, 침묵 강요는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을 더욱 키운다.
그뿐만 아니라 직업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차별로 인해 경기력 저하, 선발 제한, 리더십 기회 박탈, 이적 포기 등 경력에 직접적인 손실을 본 사례들이 존재한다. 일부 선수들은 축구계 자체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김훈기 사무총장은 “선수가 단지 경기장에서 뛰는 것만이 아니라, 보호받을 권리를 지닌 노동자라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 선수협도 FIFPRO와 함께 국제 기준을 국내에 도입하고, 선수 복지와 인권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간은 개별 사례 중심의 감정적 호소보다는, 선수노조가 차별 문제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FIFPRO는 집단적 책임과 지속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선수단, 클럽, 미디어, 팬 모두가 차별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