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팀 줄고 선수도 줄고”… 선수협, 세종 스포츠토토 구단 방문해 여자축구 생존 고민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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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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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최근 세종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을 방문해 선수단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직접 땀 흘리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격려나 행정적인 만남이 아닌, 위기에 처한 한국 여자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였다.
세종스포츠토토를 방문한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선수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WK리그의 위기이다. 대한민국이 현재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인구수도 줄어들고 날이 갈수록 초·중·고교 여자 학생선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대회에 나오는 선수들 숫자도 예전보다 확실히 적다. 정말 이러다가 여자축구가 7~8년 안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선수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WK리그는 리그 일정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거나, 경기 결과조차 연맹 홈페이지에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등 ‘관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팬은 물론이고 미디어와 지역사회도 여자축구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구조다. 이는 곧 선수들의 자존감 저하와 직결된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방송과 예능 덕에 여성의 축구 관심은 커졌지만, 그 관심이 선수 육성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유소년 유망주들이 초등학교를 끝으로 축구를 포기하거나 타 종목으로 이탈하는 일도 빈번하다. ‘우리 아이가 이 길을 가도 되나’에 대한 부모의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이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받아주는 리그와 제도가 너무나도 부실하다”며 “우리가 현장을 더 자주 찾고, 선수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절박한 목소리를 제도와 정책에 담아내는 것이 선수협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선수협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및 해외 여자 선수협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웨일스 여자대표팀 선수협의 단체협약 체결 소식을 공유하며, 국내에도 관련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FIFPRO에 따르면 웨일스 여자 대표팀은 정기적인 급여 협의와 출산·육아 관련 복지 체계에 대한 제도적 보장을 이뤄냈으며, 이는 여성 선수들의 안정적인 커리어 지속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우리는 아직 제도화 논의가 초기 단계지만, 해외의 흐름을 발판 삼아 WK리그에도 맞는 제도를 고민해보고 싶다”며 “중요한 건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현장과 소통하며 조율해 나가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총장은 “제도 개선이라는 것이 항상 큰 목소리에서 시작되기보다는, 조용히 현장을 들여다보는 작은 관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자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의미 있는 방식들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협은 앞으로도 연대 활동을 통해 구단과의 신뢰를 쌓는 한편, FIFPRO 및 각국 선수협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국내 선수들을 위해 발로 뛸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김훈기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금, 여자축구의 미래가 걸린 갈림길에 서 있다”며 “더는 늦출 수 없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운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 그것이 곧 여자축구의 존속과 확장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